[추도사]
고향에 편히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지난 9월4일 고양지역 민간인 피학살자 영령님들을 타지로 보내면서 내리는 비만큼이나 모두의 가슴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죄송합니다.
민중의 힘으로, 촛불로 탄생되었다는 이 정권에서도, 그 정신을 이어받았다는 고양시에서도 영령님들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작년 9월 “고양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가 통과 되었지만 아직도 그 원혼을 달래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올해 강제징용판결, 일본의 무역보복등으로 반일운동이 활발하였습니다. 지난 식민시기 일본의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며 일본불매운동을 들불처럼 퍼져나갔습니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역사의 정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민중의 열망입니다.
금정굴을 비롯한 민간인학살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백의 가족들에게 가족 잃은 아픔과 수십년간 씻을수 없는 상처를 주었지만 정녕 가해자는 일언반구 사과의 말이 없고, 아직도 금정굴을 얘기하면 빨갱이로 매도되었습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습니다. 목숨보다 우선되는 이념은 없습니다. 현대사의 아픔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에게 이념의 잣대를 대는 것은 폭력의 대물림입니다.
화해와 상생이라는 보기 좋고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하며 어물쩍 넘기려 해서는 안됩니다. 화해와 상생은 피해자가 일방적으로 용서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안부 문제에 있어 2015년 박근혜 정권의 굴욕적 한일협정으로 10억엔받고 화해하고 상생되는 것이 아님과 마찬가지입니다. 가해자의 반성과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 평화공원 조성을 통해 평화와 인권 통일의 전진도시 고양시가 될수 있는것입니다.
다시한번 영령들의 영면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9년 10월 4일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공동의장
최태봉(고양시민회 대표) / 백창환(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장)